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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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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최인훈-
작성자 김국회 등록일 11.05.12 조회수 114
광장(廣場) -  최인훈
                                                                                  

1. 줄거리

주인공 이명준은 대학 철학과 학생으로 아버지의 친구 집에 얹혀살고 있다. 그는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앉아 현실을 편협하게만 인식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북한에 살면서 대남 방송(對南放送)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를 빌미로 이명준은 경찰서에 불려가서 구타를 당하면서 아버지와 현재 어떤 연락이 있는가 조사를 당한다. 형사들은 그를 빨갱이로 몰아붙인다. 이를 계기로 그는 남한의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월북한다.

그러나 이명준의 비판적 눈에 북한 사회는 사회주의 제도의 굳어진 공식인 명령과 복종만이 보일 뿐이며, 활기차고 정의로운 삶은 찾을 수가 없었다. 즉, 진정한 삶의 광장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명준은 남과 북에서 이념의 선택을 시도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는, 일종의 허무주의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명준은 ''은혜''와의 사랑에서 이념의 무의미함을 다소나마 보상받지만, 그것은 개인적 삶의 한정된 행복일 뿐이고 진정한 의미의 광장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전쟁에 뛰어든다. 그렇지만 전쟁에서도 새로운 삶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는 포로가 된다. 포로 송환 과정에서 남이냐 북이냐의 선택의 갈림길을 맞게 된 그는 중립국을 택한다. 이제 그가 나설 광장은 남쪽과 북쪽 어느 곳에도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립국을 선택한 포로들을 싣고 가는 인도의 상선(商船) 타고르호(號)가 남지나해를 지나 항해하는 어느 날 밤, 그는 바다에 투신 자살하고 만다.

(1)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삼천 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꼭히 들어찬 동 지나(支那)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러져 간다. 석방 포로 이명준(李明俊)은, 오른편에 곧장 갑판으로 통한 사닥다리를 타고 내려가, 배 뒷쪽 난간에 가서, 거기 기대어 선다.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켜댔으나바람에 이내 꺼지고 하여, ......... (발단부)

(2) 광장에서 졌을 때 사람은 동굴로 물러 가는 것. 그러나 과연 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게 이 세상에 있을까. 사람은 한 번은 진다. 다만 얼마나 천하게 지느냐, 얼마나 갸륵하게 지느냐가 갈림길이다. 갸륵하게 져? 아무튼 잘난 멋을 가진 사람들 몫으로 그런 짜리도 셈에 넣는다 치더라도 누구든지는 것만은 떼어 놨다. 나는 영웅이 싫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 좋다. 내 이름도 물리고 싶다. 수억 마리 사람 중의 이름없는 한 마리면 된다. 다만 나에게 한 뼘의 광장과 한 마리의 벗을 달라.

(3) 중립국.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땅. 하루 종일 거리를 싸다닌대도 어깨 한 번 치는 사람이 없는 거리.
<* 1,2,3 번호는 편자가 붙임>

2. 핵심 정리

▶갈래 : 중(장)편 소설, 사회소설
▶배경 : 시간 - 8·15 해방에서 6·25 종전 사이 공간 - 남한과 북한
※ 현재의 공간적 배경 : 인도로 가는 타고르호(號) 선상(船上).
    회상 속의 배경 : 6·25 당시의 남한과 북한.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 관념적, 철학적
▶문체 : 과거 회상의 독백체와 관념적 문체.
▶주제 :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서 이상적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

작가는 북쪽에 사회 구조가 갖고 있는 폐쇄성과 집단 의식의 강제성을 고발하면서 동시에 남쪽의 사회적 불균형과 개인주의를 비판하다. 제 3자적인 입장에서 볼 때 남과 북 어느 쪽도 진정한 인간 삶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제재이자 상징적 의미- 밀실과 광장

(1) 밀실- 자신만의 은밀한 삶의 공간(=개인적인 삶의 공간)
(2) 광장- 사회적 삶의 공간 (=집단적인 삶의 공간)
    ⇒ 바람직한 인간의 삶이란 두 삶의 방식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밀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광장을 찾아 나섬(=월북)
*밀실: 남쪽의 삶의 구조

*광장: 북쪽의 삶의 구조
⇒ 광장에서 절망한 후 은혜와의 밀실 기도
⇒ 최후에 선택한 바다 (이념이 배제된 밀실이며 사랑이 성취되는 광장)

4. 광장, 동굴, 밀실의 상징적 의미

▶ 상징적 의미
. 광장 : 사회 중심적인 세계. 개인적 존재 가치가 침해되기도 함
. 동굴 : 자기 중심적인 세계. 타인의 간섭을 안 받는 개인적 세계

▶ ''밀실''과 ''광장''의 의미
''밀실''이란 자신만의 내밀한 삶의 공간이며, ''광장''이란 사회적 삶의 공간을 의미한다.
바람직한 인간의 삶이란 이 두 가지 삶의 방식의 상호 관계와 작용 속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한 사회의 역사적 조건과 상황을 주체적으로 수용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 작품에서 명준은 철학도로서의 밀실에서 현실적인 이유를 광장을 찾아 월북하고 광장에서 절망을 한 후 은혜와의 밀실을 기도한다.

▶바다''(푸른 광장)의 상징성- 바다는 생명의 본향이라는 원형적 심상과 함께 죽음 뒤에 오는 새로
                                             운 탄생에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갈매기''의 상징성-
① 선상에서 맨 처음 갈매기- 감시자의 눈길로 불안감을 준다.
② 시간이 흐르면서 갈매기의 인상(상징성)- 명준의 아픈 사랑의 과거를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가 된
    다. 특히 은혜와 그 딸을 상징한다.

5. 구성

▶발단 :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고초를 겪다가 명준도 월북함.
▶전개 : 북쪽 사회의 부자유와 이념의 허상에 환멸을 느낌.
▶위기 : 인민군으로 종군하다가 포로가 됨.
▶절정 : 포로 석방 때 제3국을 선택함.
▶결말 : 타고르호(號)에서 바다로 투신함.

6. 등장 인물

▶이명준 : 주인공. 철학도. 전쟁 포로. 남한과 북한을 오가면서 남한의 나태와 방종·북한의 부자연
                스러운 이념적 구속에 환멸을 느끼고 진정한 ''광장''을 찾아 중립국으로 가기로 하지만,
                결국 삶의 참된 가치의 실현에 의문을 느끼고 배 위에서 바다로 투신 자살함.
▶이형도 : 명준의 부친. 월북한 혁명가. 이상적인 혁명가가 아닌 부정적 이미지를 보임. 남로당원으
                로 월북하여 북한에서 고위 관리를 하고 있지만, 명준에게 이상적 혁명가의 모습을 보이
                지 못함으로써 역시 회의의 대상이 됨.
▶윤애 : 명준의 남쪽 애인. 명준의 월북 후 명준의 친구 태식과 결혼하여 평범하게 사는 여인.
▶은혜 : 명준의 북쪽 애인. 발레리나. 북한군 간호 장교로 종군하다가 명준의 아이를 가진 채 전사
            (戰死). 명준의 삶에 어떤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었던 여인.
▶갈매기 : 중요한 소재. 배 위에서 은혜와 그의 딸로 상징됨. 명준 자살의 동기가 됨.

7.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이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다. 곳곳에 스며있는 낭만적인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이념에 의한 남북한의 분단과 그로 인한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무엇보다도 밀실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껏 소리치고 누릴 수 있는 광장도 필요하다.

이 작품은 두 가지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는 남북 분단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본격적인 장편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은 4.19 때문이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4.19에 의해 남북 분단을 정면으로 다룰 수 없다는 금기가 깨졌다는 것이다. 작자는 이명준이 남한도 북한도 선택하지 않고 제 3의 중립국을 택한다는 것은 현실에서의 패배이며 죽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조국의 현실을 벗어난 제 3의 길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주의적이고 관념적인 지식인의 망명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민족의 현실에 대한 투철한 인식이 없이 남북한을 단순히 양자택일적인 것으로만 인식한 결과이다. 둘째, 이 작품이 남북한의 문제를 밀실과 광장이라는 인간의 본래적인 존재의 문제와 연결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인간에겐 누구나 자기의 고유의 밀실이 필요하면서, 동시에 타인과 교섭하면서 공동체적 삶을 살 광장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진정한 시민적 광장에 대한 진실한 추구보다는 자신의 관념적이고 폐쇄된 밀실에 너무 기울어져 있었다.

이 소설에서 ''바다''는 여성을 상징하는 원형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이명준이 바다에 빠져 자살하는 것을 ''은혜와 그 아기에 대한 사랑 희구''라고 보는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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